원래 실사를 그림보다 좋아한다. 애니메이션 풍의 소녀가 아무리 반짝반짝 왕방울만한 눈을 들이밀고, 아무리 개미처럼 잘록한 허리를 내보이고, 아무리 얼굴과 가냘픈 몸에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가슴을 흔들어대도 그 모습에서 눈곱만큼의 감흥도 느끼지 못한다. 그렇다. 나는 2D에는 반응할 수 없는 인간이었던 거다.
덕분에 애니메이션을 거의 보지 않고 그나마 가끔 보는 것도 로봇물. 그만큼 나는 손으로 그려진 인간을 보는 것에 별 관심이 없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애니메이션보다 특촬물을 좋아했던 것이겠지.
이런 취향 때문에 애니메이션의 실사화 같은, 일부 계층에서는 절대 저질러서는 안될 일로 분류되는 것에도 전혀 거부감이 없다. 아니, 거부감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환영한다고 하는 게 맞겠다. 애니메이션의 팬들이 아무리 절규를 내질러대도 실제 살아있는 인물들이 연기하는 캐릭터가 손으로 그려진 캐릭터보다 훨씬 정다웠다. 애니메이션의 팬들이 아무리 비탄에 잠겨 있어도 실제 인물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손으로 그려진 캐릭터가 전하는 이야기보다 훨씬 감칠맛 났다.
말 나온 김에 그냥 솔직하게 말해야겠다. 나는 2D에 흥분하는 사람들을 도대체 이해할 수 없었다.
생김새부터가 현실감이 없지 않은가. 앞에도 말했듯이 안구가 뇌를 압박할 것만 같은 큰 눈, 상체를 지탱하기에 턱 없이 약해 보이는 가는 허리,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런 가는 허리를 압박하는 두터운 가슴. 도대체 이런 것들 중 어디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단 말인지. 나는 정말로 이해할 수 없었다.
정말 얼마 전까지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내가 '허니와 클로버'를 보게 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영화 '허니와 클로버'가 나빴다는 말은 아니다. 세상이 인정하는 아오이 유우는 물론이고, 영화화 되면서 새롭게 각색된 특유의 유쾌한 청춘의 이미지도 모두 좋았다. 문제라면 영화가 괜찮아서 만화 원작을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 정도가 문젤까.
그래서 며칠 뒤 펼쳐 든 만화 '허니와 클로버'는 영화와는 또 다른 인상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등장인물들의 이미지가 영화의 그것과 너무 달랐다. 좀 심하게 말하자면 이름, 나이 같은 기본적인 설정을 제외하고는 죄다 달랐다. 그리고 문제는 서로 다른 둘 중에 영화 보다는 만화 쪽이 더 나아 보였다.
원작과 가장 현격한 차이가 느껴졌던 캐릭터는 마야마. 그림과 사진을 일대일로 비교한다는 게 사실 무리가 따르는 일이라는 건 안다. 하지만 내가 느낀 격차는 정말 딱 이 그림과 사진 간의 차이였다. 만화에서 적절한 페이스로 유쾌함과 심각함 사이를 오갔다면 영화에서는 대부분 우울한 캐릭터로서의 모습만 보인다. 그나마 가끔 나오는 개그 컷도 분위기를 상승시키기 보다는 아예 캐릭터 우울함의 깊이를 나락으로 끌어 내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뭔가 가슴 아픈 사랑을 하고 있다기 보다는 정말 찌질이 스토커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아니, 다시 한번 솔직해지자. 그냥 마야마 역을 맡은 카세 료 생긴 게 캐릭터만 못하다. 그래서 영화보다 만화 쪽이 더 마음에 들었다. 마야마 뿐 만이 아니다. 사실 날고 긴다는 아오이 유우도 만화의 하구에는 역부족인 것처럼 보였다. 그래. 나는 만화를 보고 영화를 다시 떠올리며, '나의 ~는 그렇지 않아!'를 외치는 뭔가 덕후스러운 나 자신을 발견했던 거다.
아, 설마 뒤늦게 2D 덕후로서의 자아를 발견하고 각성 및 커밍아웃해 버리는 건 아니겠지 이거.
덕분에 애니메이션을 거의 보지 않고 그나마 가끔 보는 것도 로봇물. 그만큼 나는 손으로 그려진 인간을 보는 것에 별 관심이 없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애니메이션보다 특촬물을 좋아했던 것이겠지.
이런 취향 때문에 애니메이션의 실사화 같은, 일부 계층에서는 절대 저질러서는 안될 일로 분류되는 것에도 전혀 거부감이 없다. 아니, 거부감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환영한다고 하는 게 맞겠다. 애니메이션의 팬들이 아무리 절규를 내질러대도 실제 살아있는 인물들이 연기하는 캐릭터가 손으로 그려진 캐릭터보다 훨씬 정다웠다. 애니메이션의 팬들이 아무리 비탄에 잠겨 있어도 실제 인물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손으로 그려진 캐릭터가 전하는 이야기보다 훨씬 감칠맛 났다.
말 나온 김에 그냥 솔직하게 말해야겠다. 나는 2D에 흥분하는 사람들을 도대체 이해할 수 없었다.
생김새부터가 현실감이 없지 않은가. 앞에도 말했듯이 안구가 뇌를 압박할 것만 같은 큰 눈, 상체를 지탱하기에 턱 없이 약해 보이는 가는 허리,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런 가는 허리를 압박하는 두터운 가슴. 도대체 이런 것들 중 어디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단 말인지. 나는 정말로 이해할 수 없었다.
정말 얼마 전까지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내가 '허니와 클로버'를 보게 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영화 '허니와 클로버'가 나빴다는 말은 아니다. 세상이 인정하는 아오이 유우는 물론이고, 영화화 되면서 새롭게 각색된 특유의 유쾌한 청춘의 이미지도 모두 좋았다. 문제라면 영화가 괜찮아서 만화 원작을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 정도가 문젤까.
그래서 며칠 뒤 펼쳐 든 만화 '허니와 클로버'는 영화와는 또 다른 인상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등장인물들의 이미지가 영화의 그것과 너무 달랐다. 좀 심하게 말하자면 이름, 나이 같은 기본적인 설정을 제외하고는 죄다 달랐다. 그리고 문제는 서로 다른 둘 중에 영화 보다는 만화 쪽이 더 나아 보였다.
원작과 가장 현격한 차이가 느껴졌던 캐릭터는 마야마. 그림과 사진을 일대일로 비교한다는 게 사실 무리가 따르는 일이라는 건 안다. 하지만 내가 느낀 격차는 정말 딱 이 그림과 사진 간의 차이였다. 만화에서 적절한 페이스로 유쾌함과 심각함 사이를 오갔다면 영화에서는 대부분 우울한 캐릭터로서의 모습만 보인다. 그나마 가끔 나오는 개그 컷도 분위기를 상승시키기 보다는 아예 캐릭터 우울함의 깊이를 나락으로 끌어 내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뭔가 가슴 아픈 사랑을 하고 있다기 보다는 정말 찌질이 스토커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아니, 다시 한번 솔직해지자. 그냥 마야마 역을 맡은 카세 료 생긴 게 캐릭터만 못하다. 그래서 영화보다 만화 쪽이 더 마음에 들었다. 마야마 뿐 만이 아니다. 사실 날고 긴다는 아오이 유우도 만화의 하구에는 역부족인 것처럼 보였다. 그래. 나는 만화를 보고 영화를 다시 떠올리며, '나의 ~는 그렇지 않아!'를 외치는 뭔가 덕후스러운 나 자신을 발견했던 거다.
아, 설마 뒤늦게 2D 덕후로서의 자아를 발견하고 각성 및 커밍아웃해 버리는 건 아니겠지 이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