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형식적인 면 때문에 '블레어 윗치'를 많이 끌어다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둘 다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서로 많이 다른 영화죠. '블레어 윗치'는 말 그대로 사기를 치려고 작정을 하고 달려든, 철저히 그 내용이 사실임을 가장했던 영화지만 '클로버필드 '는 그게 아니니까요. 설마 요즘 같은 시대에 거대 괴물이 나타나 도시를 휩쓸었다는 이야기를 관객들이 진짜로 믿을 거라는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진 않았겠죠. 영화 속 사건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영화 제작자도 알고 관객도 아는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러 간다면 그 이유는 뭘까요? 일단 가장 큰 건 괴물 때문일 겁니다. 개봉 전에 그토록 꽁꽁 싸매고 보여주지 않았던, 그 참사의 원흉인 괴물이 어떻게 생긴 녀석인지 얼굴이나 한 번 보자는 거지요. 여기까지는 아마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대부분 같은 절차를 밟았을 거예요. 하지만 이 다음부터는 갈림길입니다.
괴물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봤는데 막상 영화는 괴물을 소상히 비춰주지 않습니다. 보통 괴수물이라고 하면 괴수 그 자체가 강력한 세일즈 포인트기 때문에 괴물을 잘 보여주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죠. '고지라' 같은 영화는 말 할 것도 없고요. 괴수물의 전통적인 장르 문법에서 많이 벗어난 편이라는 우리나라의 '괴물 ' 역시 처음부터 괴물을 아주 자세히 보여줍니다. 이 영화 역시 개봉전에는 괴물의 모습을 비밀에 부쳤었잖아요.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괴물의 모습에서부터 괴물이 탄생하게 된 배경, 그리고 마지막 죽음까지 아주 소상히 이야기해줍니다. 감추는 게 없어요. 하지만 '클로버필드'는 아니라는 거죠.
괴물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키고 그걸로 관객을 끌어들인 '클로버필드'지만 이 영화의 재미는 괴물에 초점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엉뚱하게도 '클로버필드'는 영화의 형식에서 재미를 이끌어내고 있어요. 이 점을 주지하고 영화를 다시 살펴보면 사실 꼭 괴물이었어야 할 필요도 없죠. 괴물 자체는 얼마든지 다른 소재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괴물은 어디까지나 영화 속 주인공들이 카메라를 들고 뛰어다니게 만드는 걸로 그 역할을 다 하니까요. 카메라를 들고 뛰게 만들 수만 있다면 그게 괴물이든, 우주인이든, 뭐 연쇄 살인마든 별 상관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여러모로 정체불명의 괴물이라는 게 영화 만드는 입장에서 편리하긴 했겠죠.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괴물이라는 설정 때문에 많은 부분을 감독 마음대로 밀어붙일 수 있으니까요. 물론 속편 만들어 내기도 좋겠고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괴물로 사람을 유인했지만 괴물 때문에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라는 거. 비유를 하자면 '클로버필드'는 롤러코스터 같은 영화예요. 에버랜드에 있는 롤러코스터인 독수리 요새 를 한 번 봐요. 그 본질은 레일이 사람 머리 위에 있는 행잉 코스터지만 그것과 상관 없이 독수리 요새라는 이름을 달고 있죠. 놀이기구 광고 문구를 봐도 '용기 있는 자여! 독수리 요새를 점령하라!!'고 외치고 있어요. 하지만 어떻습니까? 누가 독수리 요새 타면서 독수리 요새가 어떻게 생겼는지, 과연 내가 독수리 요새를 점령할 수 있을지, 궁금해 합니까? 아니죠. 그냥 롤러코스터라는 형식의 놀이기구가 주는 그 스릴을 맛보려고 타는 거예요. 그게 독수리 요새든, 괴물 요새든 별로 상관이 없는 겁니다. 물론 아예 영향이 없진 않겠죠. 돼지 요새, 파리 요새, 이런 건 좀 곤란할 테니까요. 하지만 결국 롤러코스터의 본질적인 재미는 그 트랙이 어떻게 설계 되어있는지로 판가름 나는 거예요.
마찬가집니다. '클로버필드'도 그런 영화예요. 비록 괴수물이라는 외양을 띄고 있긴 하지만 영화는 괴물에 별로 신경 쓰고 있지 않거든요. 오직 카메라를 쥐고 흔들어 댐으로써 어떻게 하면 관객들에게 스릴을 줄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괴물은 단지 폼이 나 보이니까 집어 넣은 거죠. 아무리 롤러코스터가 재미있어도 이름이 돼지 요새라면 김이 좀 빠지듯이 말이에요. 주인공이 그렇게 죽자 사자 도망 다니는데 그게 단지 옆집 강아지 때문이라면 재미가 덜하지 않겠습니까?
롤러코스터 같은 영화, '클로버필드'. 이것 때문에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의 평이 그렇게 갈라지는 겁니다. 놀이기구도 잘 타고 그런 스릴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 죽어도 못 타는 사람들 있잖아요. 마찬가지예요. 카메라가 아무리 흔들리고 뒤집어지고 해도 그게 재미있어 죽겠는 사람이 있는 거고, 단순히 멀미만 나는 사람이 있는 거죠. 그런 사람들은 이 영화를 안 보면 되는 건데, 문제는 영화가 홍보를 그렇게 안 했다는 거지. 롤러코스터 광고하면서, 이 놀이기구를 타시면 독수리 요새의 흥망성쇠에 관한 장대한 스토리를 즐길 수 있다고 하는 거랑 비슷할까요? 롤러코스터라면 그렇게 광고해도 사람들이 대충 걸러서 들을 텐데, 이게 영화니까, 그리고 이런 시도가 처음이다 보니까 사람들이 깜빡 넘어간 거예요. 그래서 이 영화가 진짜 낚시였다는 말도 나온 거고요. '클로버필드'라는 롤러코스터를 즐길 수 있었던 사람한테는 너무나 재미있는 영화인데 말이죠.
그만큼 이 영화는 새로운 형식을 띠고 있습니다. 아니, 새로운 형식에 기대고 있다는 말이 맞겠네요. 찍는 방식 자체가 재미의 원천이 되는 영화니까요. 사실 극적 구조, 그러니까 스토리 자체는 정말 별 것 없거든요. 되려 일반인이 핸드헬드 카메라로 찍은 영상이라는, 애초에 내정된 그 컨셉트를 지키기 위해 수많은 부분에서 개연성을 포기한 듯 보여요. 여자친구를 구하러 사건의 한복판으로 뛰어드는 남자야 그렇다 치더라도, 거기에 동조해서 따라가는 친구들의 모습은 사실 억지에 가깝죠.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사지에 뛰어드는 거예요. 왜냐면 그래 줘야 이 '클로버필드'라는 놀이기구가 좀 더 재미있어 지니까. 이유가 있다면 그것뿐이에요. 이 영화의 많은 부분들이 그렇죠. 좀 더 재미있는 롤러코스터를 설계하기 위해 기존의 영화라면 가지고 있어야 할 덕목들 중 많은 부분이 희생당한, 그런 영화입니다, '클로버필드'는.
놀이기구라면 이제 사람들이 대충 알죠. 자기가 저걸 타도 되는지, 안 되는지. 저걸 탔을 때 재미를 느끼는지, 아니면 멀미를 하는지. 그걸 웬만큼 다 알고 있어요. 왜냐면 익숙하니까요. 하지만 '클로버필드'는 그렇지 않았죠. 워낙 새로운 형식의, 그러니까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 같은 영화이다 보니 사람들이 직접 보기 전에는 알 수 없었던 거예요. 일종의 새로운 것에 대한 진통이라고 할까요? 이제는 안 그러겠죠. 저 영화가 재미는 있는데 멀미난대. 진짜? 나 그런 영화 되게 좋아하는데. 이게 아니면. 으웩. 나는 그런 영화 속이 메슥거려서 못 봐. 이런 거요. 그리고 앞으로 한동안 멀미 나는 영화의 대명사는 '클로버필드'가 될 거 같네요.
때문에 이 영화가 재미있었다고 해서 우쭐할 것도 아니고, 재미없었다고 해서 풀 죽을 것도 아니에요. 이건 단지 놀이기구를 잘 타냐, 못 타냐, 하는 문제랑 별반 다를 게 없거든요. 영화에 대한 식견이나, 영화를 보는 수준 같은 것 이전에 몸이 받느냐, 안 받느냐 하는 거니까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말초적으로 즐기면 되는 영화라, 안목 같은 거 쥐뿔 없어도 몸이 잘 받는 사람은 재미있게 볼 영화고요. 반대로 심후한 내공을 가진 사람이라도 몸이 거부하면 재미는 없고 괴롭기만 할 수 있는 그런 영화예요. 그러니까 '클로버필드'가 재미있었던 사람은 앞으로도 극장에 가서 부담 없이 롤러코스터를 타면 되는 거고요. 그렇지 않았던 사람은 회전목마, 퍼레이드를 즐기면 되는 겁니다. 타기 싫은 놀이기구에 억지로 사람 올려 보내는 거는 가학적인 TV 쇼 프로그램에서 하는 걸로도 충분하니까요.
괴물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봤는데 막상 영화는 괴물을 소상히 비춰주지 않습니다. 보통 괴수물이라고 하면 괴수 그 자체가 강력한 세일즈 포인트기 때문에 괴물을 잘 보여주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죠. '고지라' 같은 영화는 말 할 것도 없고요. 괴수물의 전통적인 장르 문법에서 많이 벗어난 편이라는 우리나라의 '괴물 ' 역시 처음부터 괴물을 아주 자세히 보여줍니다. 이 영화 역시 개봉전에는 괴물의 모습을 비밀에 부쳤었잖아요.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괴물의 모습에서부터 괴물이 탄생하게 된 배경, 그리고 마지막 죽음까지 아주 소상히 이야기해줍니다. 감추는 게 없어요. 하지만 '클로버필드'는 아니라는 거죠.
괴물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키고 그걸로 관객을 끌어들인 '클로버필드'지만 이 영화의 재미는 괴물에 초점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엉뚱하게도 '클로버필드'는 영화의 형식에서 재미를 이끌어내고 있어요. 이 점을 주지하고 영화를 다시 살펴보면 사실 꼭 괴물이었어야 할 필요도 없죠. 괴물 자체는 얼마든지 다른 소재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괴물은 어디까지나 영화 속 주인공들이 카메라를 들고 뛰어다니게 만드는 걸로 그 역할을 다 하니까요. 카메라를 들고 뛰게 만들 수만 있다면 그게 괴물이든, 우주인이든, 뭐 연쇄 살인마든 별 상관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여러모로 정체불명의 괴물이라는 게 영화 만드는 입장에서 편리하긴 했겠죠.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괴물이라는 설정 때문에 많은 부분을 감독 마음대로 밀어붙일 수 있으니까요. 물론 속편 만들어 내기도 좋겠고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괴물로 사람을 유인했지만 괴물 때문에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라는 거. 비유를 하자면 '클로버필드'는 롤러코스터 같은 영화예요. 에버랜드에 있는 롤러코스터인 독수리 요새 를 한 번 봐요. 그 본질은 레일이 사람 머리 위에 있는 행잉 코스터지만 그것과 상관 없이 독수리 요새라는 이름을 달고 있죠. 놀이기구 광고 문구를 봐도 '용기 있는 자여! 독수리 요새를 점령하라!!'고 외치고 있어요. 하지만 어떻습니까? 누가 독수리 요새 타면서 독수리 요새가 어떻게 생겼는지, 과연 내가 독수리 요새를 점령할 수 있을지, 궁금해 합니까? 아니죠. 그냥 롤러코스터라는 형식의 놀이기구가 주는 그 스릴을 맛보려고 타는 거예요. 그게 독수리 요새든, 괴물 요새든 별로 상관이 없는 겁니다. 물론 아예 영향이 없진 않겠죠. 돼지 요새, 파리 요새, 이런 건 좀 곤란할 테니까요. 하지만 결국 롤러코스터의 본질적인 재미는 그 트랙이 어떻게 설계 되어있는지로 판가름 나는 거예요.
마찬가집니다. '클로버필드'도 그런 영화예요. 비록 괴수물이라는 외양을 띄고 있긴 하지만 영화는 괴물에 별로 신경 쓰고 있지 않거든요. 오직 카메라를 쥐고 흔들어 댐으로써 어떻게 하면 관객들에게 스릴을 줄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괴물은 단지 폼이 나 보이니까 집어 넣은 거죠. 아무리 롤러코스터가 재미있어도 이름이 돼지 요새라면 김이 좀 빠지듯이 말이에요. 주인공이 그렇게 죽자 사자 도망 다니는데 그게 단지 옆집 강아지 때문이라면 재미가 덜하지 않겠습니까?
롤러코스터 같은 영화, '클로버필드'. 이것 때문에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의 평이 그렇게 갈라지는 겁니다. 놀이기구도 잘 타고 그런 스릴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 죽어도 못 타는 사람들 있잖아요. 마찬가지예요. 카메라가 아무리 흔들리고 뒤집어지고 해도 그게 재미있어 죽겠는 사람이 있는 거고, 단순히 멀미만 나는 사람이 있는 거죠. 그런 사람들은 이 영화를 안 보면 되는 건데, 문제는 영화가 홍보를 그렇게 안 했다는 거지. 롤러코스터 광고하면서, 이 놀이기구를 타시면 독수리 요새의 흥망성쇠에 관한 장대한 스토리를 즐길 수 있다고 하는 거랑 비슷할까요? 롤러코스터라면 그렇게 광고해도 사람들이 대충 걸러서 들을 텐데, 이게 영화니까, 그리고 이런 시도가 처음이다 보니까 사람들이 깜빡 넘어간 거예요. 그래서 이 영화가 진짜 낚시였다는 말도 나온 거고요. '클로버필드'라는 롤러코스터를 즐길 수 있었던 사람한테는 너무나 재미있는 영화인데 말이죠.
그만큼 이 영화는 새로운 형식을 띠고 있습니다. 아니, 새로운 형식에 기대고 있다는 말이 맞겠네요. 찍는 방식 자체가 재미의 원천이 되는 영화니까요. 사실 극적 구조, 그러니까 스토리 자체는 정말 별 것 없거든요. 되려 일반인이 핸드헬드 카메라로 찍은 영상이라는, 애초에 내정된 그 컨셉트를 지키기 위해 수많은 부분에서 개연성을 포기한 듯 보여요. 여자친구를 구하러 사건의 한복판으로 뛰어드는 남자야 그렇다 치더라도, 거기에 동조해서 따라가는 친구들의 모습은 사실 억지에 가깝죠.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사지에 뛰어드는 거예요. 왜냐면 그래 줘야 이 '클로버필드'라는 놀이기구가 좀 더 재미있어 지니까. 이유가 있다면 그것뿐이에요. 이 영화의 많은 부분들이 그렇죠. 좀 더 재미있는 롤러코스터를 설계하기 위해 기존의 영화라면 가지고 있어야 할 덕목들 중 많은 부분이 희생당한, 그런 영화입니다, '클로버필드'는.
놀이기구라면 이제 사람들이 대충 알죠. 자기가 저걸 타도 되는지, 안 되는지. 저걸 탔을 때 재미를 느끼는지, 아니면 멀미를 하는지. 그걸 웬만큼 다 알고 있어요. 왜냐면 익숙하니까요. 하지만 '클로버필드'는 그렇지 않았죠. 워낙 새로운 형식의, 그러니까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 같은 영화이다 보니 사람들이 직접 보기 전에는 알 수 없었던 거예요. 일종의 새로운 것에 대한 진통이라고 할까요? 이제는 안 그러겠죠. 저 영화가 재미는 있는데 멀미난대. 진짜? 나 그런 영화 되게 좋아하는데. 이게 아니면. 으웩. 나는 그런 영화 속이 메슥거려서 못 봐. 이런 거요. 그리고 앞으로 한동안 멀미 나는 영화의 대명사는 '클로버필드'가 될 거 같네요.
때문에 이 영화가 재미있었다고 해서 우쭐할 것도 아니고, 재미없었다고 해서 풀 죽을 것도 아니에요. 이건 단지 놀이기구를 잘 타냐, 못 타냐, 하는 문제랑 별반 다를 게 없거든요. 영화에 대한 식견이나, 영화를 보는 수준 같은 것 이전에 몸이 받느냐, 안 받느냐 하는 거니까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말초적으로 즐기면 되는 영화라, 안목 같은 거 쥐뿔 없어도 몸이 잘 받는 사람은 재미있게 볼 영화고요. 반대로 심후한 내공을 가진 사람이라도 몸이 거부하면 재미는 없고 괴롭기만 할 수 있는 그런 영화예요. 그러니까 '클로버필드'가 재미있었던 사람은 앞으로도 극장에 가서 부담 없이 롤러코스터를 타면 되는 거고요. 그렇지 않았던 사람은 회전목마, 퍼레이드를 즐기면 되는 겁니다. 타기 싫은 놀이기구에 억지로 사람 올려 보내는 거는 가학적인 TV 쇼 프로그램에서 하는 걸로도 충분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