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영화 '적벽대전 : 거대한 전쟁의 시작'을 보지 않았고 앞으로 볼 예정인 사람에게라면 자칫 해가 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
개봉 이후로 시간이 나름 흘러서 이제는 안 그러겠거니 했는데 여전히 영화 끝나고 여기저기서 탄식이 들리더라고요. 하긴 나도 개봉 직전에야 겨우 알았으니까. '적벽대전'이 두 편짜리 영화고, 이번에 개봉하는 건 그 중 전편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그냥은 알기 힘들죠. 아니, 힘든 게 아니라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지. 유일한 단서가 영화 제목 밑에 조그맣게 적혀있는 부제뿐이잖아요. 분명히 '거대한 전쟁의 시작'이라고 적혀있긴 하거든요. 그러니까 이 부제의 포인트는 '거대한 전쟁'이 아니라 '시작'에 있었던 거지. 아예 아무런 언급도 없이 넘어가기는 그래도 마음에 좀 걸렸었나 보죠? 대만 쪽 포스터 보니까 상편이라고 제목 옆에 빨갛게 적어 놨던데.
그래, 이 영화가 사실은 예고편이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서 흥행에 득 될 건 없었겠죠. 해가 됐으면 해가 됐지. 마케팅하는 입장에서 이런 판단 내릴 수 있다는 거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뭐, 아예 말 안 한 것도 아니고, 눈에 잘 안 띄긴 했지만 어쨌든 전편이라는 사실을 어딘가 써두긴 한 거니까. 그 정도는 귀엽게 보고 넘어갈 수도 있겠어요. 하지만 예고편에다가 후편에 나올 장면까지 집어넣어가며 낚시질한 거는 좀 너무했네요. 이러면 소극적인 은폐 정도로 마무리 될 수 있었던 상황이 적극적인 허위로 악화되는 거 아닙니까.
영화 자체는, 저 같은 경우 전편이라는 걸 알고 가서 봤기 때문인지 적절한 기대를 안고 들어가, 적절한 만족감을 안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삼국지 원래 이야기에다 로맨스를, 그게 남녀 간의 로맨스든, 남자들 간의 로맨스든 말이에요. 어쨌든 그런 로맨스를 잔뜩 버무려서 아주 달달하게 만들어놓았더라고요. 그러니까 삼국지를 대하 트렌디 드라마 정도로 변조해 놓았다고 할까요? 평소에 단 걸 좋아해서 그런지 이것도 나름 입맛에 맞았어요. 음, 농담이고요. 어쨌든 그렇게 잘 보고 나왔는데요. 또 한편으로는 이거, 원작에서 토씨 하나만 달라져도 두고 못 보는 꼬장꼬장한 아저씨들이 가만 있지 않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좀 찾아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원작은 이런데 영화는 어떻네, 정사에서는 아닌데 영화는 이렇게 만들어놨네. 미주알고주알 아주 말들이 많더라고요.
이거 전형적인 덕후들의 민폐 죠. 삼국지, 그 길고 복잡한 내용을 세세한 것까지 머리에 담느라 들인 수고를 폄하하는 바는 아니지만 말이에요. 본인이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해서 세상이 모두 자기 입맛에 맞게 돌아가야 하고, 주변 사람들은 다 자기와 같은 생각이어야 하며, 그렇지 않다고 해서 생떼를 부려서는 안 되는 일 아닙니까. 이게 그거랑 뭐가 달라요. 나의 무슨무슨짱은 이렇지 않다는! 이러면서 덕후들이 땡깡 놓는 거랑 아무런 차이가 없잖아.
감독도 먹고 살아야 되는데 덕후들이나 보고 신나라고 본격 삼국지 영화를 만들고 있을 수는 없지 않겠어요? 요즘이 보고 즐길 게 없어서 삼국지 하나만 끼고 십 수 번씩 반복해 읽던 80년대도 아니고 말이야. 영화 보러 오는 사람들 중에 삼국지 덕후가 얼마나 되겠어. 심지어 어떤 사람은 이런 말 까지 했던데. 여자라면 재미있게 볼지도 모르겠다. 네네. 한 줌도 안 될 덕후들이 보고 하악거릴 영화 만드는 것 보다 여자들이 보고 좋아할 영화 만드는 게 누가 봐도 나은 선택이거든요. 괜한 오지랖은 넣어 두시고요. 근본주의 는 사고를 편협하게 만드니까 거기서도 좀 벗어나세요. 언제까지 삼국지는 남자들이 보는 거라는 곰팡내 나는 생각에 빠져 살 거야.
그러니 혹시 주변의 재미없다는 이야기에 볼지 말지 고민 중이라면요. 재미없다고 말한 사람이 삼국지 덕후인지 아닌지 다시 한 번 주의 깊게 살피시길 바랍니다. 어떤 분야든 덕후들 말은 듣는 게 아니거든요. 자기도 같은 덕후라면 모를까.
- 촬영 시작 직전에 주윤발이 영화에서 빠지고 그 자리를 양조위가 대신하게 되었다.
- 중국군으로부터 1000명에 달하는 군인을 엑스트라로 지원 받았다.
- 촬영 중에 작은 배가 군함과 충돌하면서 화재가 발생했고, 그때 23살 먹은 스턴트맨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 오우삼의 첫 중국영화.
* 출처 : IMDB
개봉 이후로 시간이 나름 흘러서 이제는 안 그러겠거니 했는데 여전히 영화 끝나고 여기저기서 탄식이 들리더라고요. 하긴 나도 개봉 직전에야 겨우 알았으니까. '적벽대전'이 두 편짜리 영화고, 이번에 개봉하는 건 그 중 전편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그냥은 알기 힘들죠. 아니, 힘든 게 아니라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지. 유일한 단서가 영화 제목 밑에 조그맣게 적혀있는 부제뿐이잖아요. 분명히 '거대한 전쟁의 시작'이라고 적혀있긴 하거든요. 그러니까 이 부제의 포인트는 '거대한 전쟁'이 아니라 '시작'에 있었던 거지. 아예 아무런 언급도 없이 넘어가기는 그래도 마음에 좀 걸렸었나 보죠? 대만 쪽 포스터 보니까 상편이라고 제목 옆에 빨갛게 적어 놨던데.
그래, 이 영화가 사실은 예고편이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서 흥행에 득 될 건 없었겠죠. 해가 됐으면 해가 됐지. 마케팅하는 입장에서 이런 판단 내릴 수 있다는 거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뭐, 아예 말 안 한 것도 아니고, 눈에 잘 안 띄긴 했지만 어쨌든 전편이라는 사실을 어딘가 써두긴 한 거니까. 그 정도는 귀엽게 보고 넘어갈 수도 있겠어요. 하지만 예고편에다가 후편에 나올 장면까지 집어넣어가며 낚시질한 거는 좀 너무했네요. 이러면 소극적인 은폐 정도로 마무리 될 수 있었던 상황이 적극적인 허위로 악화되는 거 아닙니까.
영화 자체는, 저 같은 경우 전편이라는 걸 알고 가서 봤기 때문인지 적절한 기대를 안고 들어가, 적절한 만족감을 안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삼국지 원래 이야기에다 로맨스를, 그게 남녀 간의 로맨스든, 남자들 간의 로맨스든 말이에요. 어쨌든 그런 로맨스를 잔뜩 버무려서 아주 달달하게 만들어놓았더라고요. 그러니까 삼국지를 대하 트렌디 드라마 정도로 변조해 놓았다고 할까요? 평소에 단 걸 좋아해서 그런지 이것도 나름 입맛에 맞았어요. 음, 농담이고요. 어쨌든 그렇게 잘 보고 나왔는데요. 또 한편으로는 이거, 원작에서 토씨 하나만 달라져도 두고 못 보는 꼬장꼬장한 아저씨들이 가만 있지 않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좀 찾아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원작은 이런데 영화는 어떻네, 정사에서는 아닌데 영화는 이렇게 만들어놨네. 미주알고주알 아주 말들이 많더라고요.
이거 전형적인 덕후들의 민폐 죠. 삼국지, 그 길고 복잡한 내용을 세세한 것까지 머리에 담느라 들인 수고를 폄하하는 바는 아니지만 말이에요. 본인이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해서 세상이 모두 자기 입맛에 맞게 돌아가야 하고, 주변 사람들은 다 자기와 같은 생각이어야 하며, 그렇지 않다고 해서 생떼를 부려서는 안 되는 일 아닙니까. 이게 그거랑 뭐가 달라요. 나의 무슨무슨짱은 이렇지 않다는! 이러면서 덕후들이 땡깡 놓는 거랑 아무런 차이가 없잖아.
감독도 먹고 살아야 되는데 덕후들이나 보고 신나라고 본격 삼국지 영화를 만들고 있을 수는 없지 않겠어요? 요즘이 보고 즐길 게 없어서 삼국지 하나만 끼고 십 수 번씩 반복해 읽던 80년대도 아니고 말이야. 영화 보러 오는 사람들 중에 삼국지 덕후가 얼마나 되겠어. 심지어 어떤 사람은 이런 말 까지 했던데. 여자라면 재미있게 볼지도 모르겠다. 네네. 한 줌도 안 될 덕후들이 보고 하악거릴 영화 만드는 것 보다 여자들이 보고 좋아할 영화 만드는 게 누가 봐도 나은 선택이거든요. 괜한 오지랖은 넣어 두시고요. 근본주의 는 사고를 편협하게 만드니까 거기서도 좀 벗어나세요. 언제까지 삼국지는 남자들이 보는 거라는 곰팡내 나는 생각에 빠져 살 거야.
그러니 혹시 주변의 재미없다는 이야기에 볼지 말지 고민 중이라면요. 재미없다고 말한 사람이 삼국지 덕후인지 아닌지 다시 한 번 주의 깊게 살피시길 바랍니다. 어떤 분야든 덕후들 말은 듣는 게 아니거든요. 자기도 같은 덕후라면 모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