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그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민음사에서 나온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을 구입한 건 그것과 함께 실린 '직소'를 읽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그 '직소'가 읽고 싶어진 건 우연히 보게 된 짧은 구절 덕분.
다자이 오사무는 부인과 고타쓰에서 구술 형식으로 이 소설을 쓰게 되었고
다자이 오사무는 술을 마시며 소설을 구술했으며 부인은 한 자도 틀리지 않고 써내려 갔는데 오사무는 이 소설을 한구절도 번복하지 않았다 한다.
거기다 소설은 예수가 행한 일을 유다의 시각에서 풀어내고 있다고 하니 흥미가 동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지 않은가. 덕분에 '직소'가 아니었으면 한참 후에나 접하게 되었을 '인간 실격'을 좀 더 일찍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읽어 보니 '인간 실격'은 같은 성장 소설이면서도 일전에 읽은 '
데미안'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일말의 희망 조차 없이 정말 끝 없는 나락으로 치달아 가는 느낌이랄까. 무시무시한 일을 겪으면서도 한없이 담담한 문체로 서술해 나가는데 섬찟할 지경이다. 게다가 이건 실화라고 해도 될 정도로 자전적인 면이 너무 강하다. 덕분에 '작가가 정말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고통을 느끼면서 살았구나' 하는 식으로 감정이입이 되기 시작하니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비록 소설은 주인공의 존재가 잊혀지면서 끝나지만 그 후일담은 작가의 약력을 통해 알 수 있으니 다섯번째 시도 끝에 결국 자살하고 말았다고 한다.
세간의 평대로 우울하기도 했지만 그것보다는 읽는 내내 안타까움이 컸던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이었다.
Trackback Address :: http://www.fonac.net/tt/trackback/6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