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렁이이글루 의 '디테일하게 살기 '라는 포스트 중 일부인데요.
확실히 몇몇 와 닿는 항목들이 있죠? 그 중에서도 이건 어때? 윙팁과 킬티를 바지에 맞추어 신는 것. 이거요.
패션의 완성은 신발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보통 집안에서 옷을 다 입고 마지막으로 나서면서 신발을 신게 되잖아요. 그때 내가 오늘 입은 옷이 어떤 어떤 옷들인지 한번쯤 되돌아볼 필요가 있는 거죠. 그냥 아무거나 집어 신지 말고 말이에요. 뭐, 가지고 있는 옷이라는 게 죄다 단순, 심심한 무채색 계열뿐이라, 신발도 검은색 단화 하나면 따로 고민할 필요 없는 사람들은 논외로 하고요.
그래도 최고의 색은 블랙 앤 화이트네 어쩌네, 하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그러니까 이게 이런 거죠. 브레송 같은 사진작가가 산전수전 다 겪고, 찍을 만큼 찍어본 다음에, 그래도 내가 보기에 표준 단렌즈만 한 게 없다고 말하는 거랑. 이제 사진 갓 시작한 사람이 카메라랑 같이 산 표준 단렌즈 달고 다니면서 역시 표준 단렌즈가 제일이라고 외치는 거랑. 이 두 말의 무게가 같을 수 없겠죠.
마찬가지예요. 여태 가지고 있는 옷이 순 검은색, 아니면 회색, 가끔 기분 좋은 날 입으려고 산 흰색이 전부면서 블랙 앤 화이트 어쩌고 하는 건 일종의 자기합리화가 아니겠습니까? 정말 좋아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라기 보다는 그냥 무난하니까 무채색을 고른 것뿐이잖아요. 난 베이지색 면바지도 있고, 남색 패딩 점퍼도 있는데, 히히. 그럼 나는 나름 간지쟁이? 이러면서 방금 안도의 한숨 내쉰 사람들도 어차피 별 차이 없으니까 이리 오시고요.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이런 것도 입어 보고, 저런 것도 신어 보고 해야지. 나이 든 다음 뒤늦은 회한에 젖어 색동옷 입고 다니면 주위에서 뭐라 그러겠어요. 늙어서 화려한 것 좋아한다는 소리 밖에 더 듣겠어요?
신발 블로거가 되겠다는 연초의 선언 이 무색하게 요새 다른 이야기가 좀 많았던 것 같아서, 간단히 언급만 하려고 시작한 신발 이야기였는데 어쩌다 여기까지 왔네. 아무튼 그렇다는 말이지 딱히 내가 한 살 한 살 나이 먹어가는 게 한탄스럽거나 그래서 이러는 거 아님. 탁 까놓고 그간 입었던 옷들을 되돌아 보면 분명 그렇구나, 싶을 사람이 몇 보여서 하는 말임.
하루에 담배를 몇 개피나 피우고 있는지 알고 있는 것
카드의 사용내역과 할부이자를 정확히 계산하여 통장 잔고를 맞추는 것
일어나자마자 침대를 정리하는 것
방안의 온도를 적절히 유지하는 것
모카포트를 물에 계속 담가두지 않는 것
구두에 묻은 흙을 재빨리 털어내는 것
기다리던 공연의 날짜와 시간을 메모하는 것
무엇보다 먼저 전화하는 일을 먼저 하는 것
앰프를 적당한 시간에 걸쳐서 예열하는 것
하루에 한번씩 면도를 하는 것
찍힌 필름은 바로바로 현상하는 것
샤워를 하고 스폰지를 잘 놔두어 다음 샤워 때 보송보송한 채로 쓸 수 있게 하는 것
하루종일 무엇을 먹고 무엇을 마셨는지 생각해보는 것
모든 인터넷구매에 가격비교를 먼저 거치는 것
하드커버 책은 오래 펴두지 않는 것
안경은 항상 안경집에 넣어두는 것
배변은 1회 기준 보통 몇 분이나 걸리는지 알고 있는 것
씨디는 항상 알파벳 순으로 정리해놓고 나중에 찾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
여자친구를 만나는 시간에 어제 들여놓은 앰프를 세팅하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
맛없는 음식을 배불리 먹지 않는 것
초를 켜두었을 때 촛농으로 장난치지 않는 것
윙팁과 킬티를 바지에 맞추어 신는 것
시계줄을 적당한 길이로 맞추어 게을러보이지 않게 하는 것
고장난 전기제품은 항상 바로바로 고치는 것
한 달 생활에 필요한 금액을 미리 예측하여 맞추는 것
카드의 사용내역과 할부이자를 정확히 계산하여 통장 잔고를 맞추는 것
일어나자마자 침대를 정리하는 것
방안의 온도를 적절히 유지하는 것
모카포트를 물에 계속 담가두지 않는 것
구두에 묻은 흙을 재빨리 털어내는 것
기다리던 공연의 날짜와 시간을 메모하는 것
무엇보다 먼저 전화하는 일을 먼저 하는 것
앰프를 적당한 시간에 걸쳐서 예열하는 것
하루에 한번씩 면도를 하는 것
찍힌 필름은 바로바로 현상하는 것
샤워를 하고 스폰지를 잘 놔두어 다음 샤워 때 보송보송한 채로 쓸 수 있게 하는 것
하루종일 무엇을 먹고 무엇을 마셨는지 생각해보는 것
모든 인터넷구매에 가격비교를 먼저 거치는 것
하드커버 책은 오래 펴두지 않는 것
안경은 항상 안경집에 넣어두는 것
배변은 1회 기준 보통 몇 분이나 걸리는지 알고 있는 것
씨디는 항상 알파벳 순으로 정리해놓고 나중에 찾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
여자친구를 만나는 시간에 어제 들여놓은 앰프를 세팅하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
맛없는 음식을 배불리 먹지 않는 것
초를 켜두었을 때 촛농으로 장난치지 않는 것
윙팁과 킬티를 바지에 맞추어 신는 것
시계줄을 적당한 길이로 맞추어 게을러보이지 않게 하는 것
고장난 전기제품은 항상 바로바로 고치는 것
한 달 생활에 필요한 금액을 미리 예측하여 맞추는 것
확실히 몇몇 와 닿는 항목들이 있죠? 그 중에서도 이건 어때? 윙팁과 킬티를 바지에 맞추어 신는 것. 이거요.
패션의 완성은 신발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보통 집안에서 옷을 다 입고 마지막으로 나서면서 신발을 신게 되잖아요. 그때 내가 오늘 입은 옷이 어떤 어떤 옷들인지 한번쯤 되돌아볼 필요가 있는 거죠. 그냥 아무거나 집어 신지 말고 말이에요. 뭐, 가지고 있는 옷이라는 게 죄다 단순, 심심한 무채색 계열뿐이라, 신발도 검은색 단화 하나면 따로 고민할 필요 없는 사람들은 논외로 하고요.
그래도 최고의 색은 블랙 앤 화이트네 어쩌네, 하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그러니까 이게 이런 거죠. 브레송 같은 사진작가가 산전수전 다 겪고, 찍을 만큼 찍어본 다음에, 그래도 내가 보기에 표준 단렌즈만 한 게 없다고 말하는 거랑. 이제 사진 갓 시작한 사람이 카메라랑 같이 산 표준 단렌즈 달고 다니면서 역시 표준 단렌즈가 제일이라고 외치는 거랑. 이 두 말의 무게가 같을 수 없겠죠.
마찬가지예요. 여태 가지고 있는 옷이 순 검은색, 아니면 회색, 가끔 기분 좋은 날 입으려고 산 흰색이 전부면서 블랙 앤 화이트 어쩌고 하는 건 일종의 자기합리화가 아니겠습니까? 정말 좋아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라기 보다는 그냥 무난하니까 무채색을 고른 것뿐이잖아요. 난 베이지색 면바지도 있고, 남색 패딩 점퍼도 있는데, 히히. 그럼 나는 나름 간지쟁이? 이러면서 방금 안도의 한숨 내쉰 사람들도 어차피 별 차이 없으니까 이리 오시고요.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이런 것도 입어 보고, 저런 것도 신어 보고 해야지. 나이 든 다음 뒤늦은 회한에 젖어 색동옷 입고 다니면 주위에서 뭐라 그러겠어요. 늙어서 화려한 것 좋아한다는 소리 밖에 더 듣겠어요?
신발 블로거가 되겠다는 연초의 선언 이 무색하게 요새 다른 이야기가 좀 많았던 것 같아서, 간단히 언급만 하려고 시작한 신발 이야기였는데 어쩌다 여기까지 왔네. 아무튼 그렇다는 말이지 딱히 내가 한 살 한 살 나이 먹어가는 게 한탄스럽거나 그래서 이러는 거 아님. 탁 까놓고 그간 입었던 옷들을 되돌아 보면 분명 그렇구나, 싶을 사람이 몇 보여서 하는 말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