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비안의 해적' 3편을 개봉 날에 딱 맞춰서 폼 나게 보고 왔는데, 이거 어떡해. 영화가 2편 보다 더 후져졌어. 이 영화 시나리오 쓴 인간 나랑 좀 다투자. 영화 보기 전에 전작들을 다시 엄밀히 복습했어야 한다거나, 그 장면은 이래서 그런 거라는 식의 장황한 해설 가져다 붙이거나 하지들 말아. 언제부터 디즈니가 컬트 영화를 만들었나요?
2편부터 슬슬 시나리오가 중심을 잃고 덜덜거리더니 이번 3편은 제대로 말아먹고 있음. 도대체가 심각해서 이것저것 좀 찾아봤더니 전체 대본이 완성되기 전에 일단 촬영에 들어갔다고 함. 그러면 그렇지.
내가 이렇게 말해도 볼 사람들은 다 볼 텐데 아무튼 별로라는 건 알고 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사실 내가 이렇게 미리 초를 쳐 놓으면 일 년 동안 잔뜩 부푼 기대에 거품이 좀 빠져서, '어라, 그 인간이 재미없다더니, 재미지기만 하구나!' 하는 감상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나는 비록 실망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돈 아깝다는 생각 들지 않게 해주려고 이러는 거다.
그나저나 주윤발은 참... 영화 본 사람들 사이에서 이번 주윤발 캐스팅은 대 아시아 낚시용 떡밥이라는 이야기가 떠도는데 저 사진 보니까 그 말이 확 와닿는다. 영화 본 사람들은 알 거야. 저 사진이 얼마나 엉터린지, 주윤발 아저씨의 저 표정이 얼마나 가식으로 가득 차 있는지 말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