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역학이 유체역학보다 특권적 지위를 누리는 이유, 예컨데 과학이 난류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유체를 여성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리가레이의 해석이다. 남자는 딱딱해지고 돌출된 성기를 가진 반면, 여자는 달거리와 질액이 스며 나오는 구멍을 가지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과학이 훌륭한 난류의 모델을 세우는 데 실패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난류의 문제는 절대로 해결되지 않는다. 유체(그리고 여자)라는 것은 불투명한 찌끄러기가 반드시 남아 있어야만 하는 그런 관념으로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리처드 도킨스의 '악마의 사도' 중에서.
리처드 도킨스의 '악마의 사도' 중에서.
페미니스트 '철학자' 뤼스 이리가레이의 유체 역학에 대한 논문을 그녀의 미국 해석가 캐서린 헤일스가 (비교적) 명쾌한 언어로 다시 쓴 내용이 저 책에 인용되어 있길래 재인용한다.
뤼스 이리가레이라는 사람은 이 외에도, E=mc^2이 '성욕을 담은 방정식'이라고 주장했는데, 그 이유가 저 식이 '우리에게 지극히 필요한 다른 속도들보다 빛의 속도에 특권을 주기' 때문이라 했다고 한다.
물론 도킨스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 하기 위해 극단적인 예를 들긴 했겠지만 그래도 저건 좀 너무하지 않았나? 한가지 현상을 두고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는 접근자세는 물론 필요하겠으나 명확한 논리적 귀결이 있는 현상을 두고 저렇게 말도 안되는 썰을 푸는 것은 학문에 있어 일종의 오염이 아닌가 생각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