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멋 모르고 친척형에게 웨딩 촬영을 부탁 받아 해준 적이 있다. 스토리 앨범 촬영을 했었는데, 그다지 거창한 건 아니고, 그냥 결혼식 당일 아침부터 신혼여행 떠나기 전까지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컨셉의 촬영이었다. 아침 일찍 친척형 집에 가서 같이 신부 픽업하고, 미용실 들러서 화장을 하는 등의 일정을 죽 같이 소화했었다. 그래서 그때 찍은 사진이 한 400여장, 그 중에 골라서 보정까지 마친 게 한 150장 정도 된다.
그렇게 촬영하고, 후처리하고, 앨범 만들어 내면서 얻은 교훈은 하나다.
찍는 실력이 없어서 그런지 사진 한장 후보정하는데 3~40분은 우습고, 조금이라도 심혈을 기울이면 한시간씩 걸리는 경우도 다반사다. 게다가 작업 당시에 인생의 기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험이 또 걸려 있어서 작업도 꽤 미뤄졌었다. 덕분에 나는 나 대로 부담되고, 부탁한 친척형은 친척형 대로 짜증나고 그랬을텐데, 어떻게 어떻게 해서 가까스로 앨범을 만들어 넘겼다.
결혼식이란 게 일생에 한 번 뿐일지도 모르는 중대사이다보니 모든 작업 과정에서 굉장한 부담이 뒤따르는 데다, 일로 하는 게 아니니까 시간 내기도 힘들고, 또 일의 성격상 한번에 오래 붙잡고 있을 수도 없다. 시간은 또 시간 대로 걸리고 말이지. 거기다 의뢰인이 절친한 사이이다보니 더욱 신경이 쓰이는 바람에, 한 번 해보고 나서 완전히 두 손 들어버렸다.
그래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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