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외국에 나가는데요. 대충 일년에 한 번 정도? 그러면 낯선 곳에서 잠을 자게 되겠죠. 아니, 모든 것이 낯선 상황이에요.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주변 풍경 모두가 한번도 본 적 없는 것들이고요. 길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모습도 익숙치가 않습니다. 먹는 음식은 당연하겠죠. 아무튼 그렇습니다.
그래도 같은 나라, 저 같은 경우는 미국에 여러 번에 걸쳐 나오다 보면요. 이것저것 조금씩 익숙해지는 것도 생기게 됩니다. 길거리에 전부 외국인들만 있는 풍경도 이제 좀 자연스러워지고, 음식도 슬슬 거부감이 사라지게 되죠. 그런데 아직까지 익숙하지 않고 앞으로도 익숙해지기 힘들 것 같은 게 있어요.
수도꼭지. 이건 아직도예요. 방금도 욕실에 샤워하러 들어갔다가 좀 해맸거든요. 디자인적인 측면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것 보다 그게 더 편하다고 생각해서 그랬는지, 정말 호텔마다 수도꼭지나 샤워기의 모양이 천차만별이니까요. 돌리면 되는 기본적인 것부터, 잡아 뽑는 것, 아니면 미는 것, 들어 올리는 것, 아니면 내리는 것. 심지어 아까 쓴 샤워기는 꺾어 돌리는, 아주 묘한 사용법을 자랑하는 물건이었습니다. 덕분에 자다 일어나서 잠정신에 들어갔다가 고생을 좀 했어요.
집 밖에서도 잘 자고 잘 먹는 편인데 이럴 때는 가끔 '그래도 집이...'하는 생각이 들곤 하는 게. 이것도 이제 슬슬 어린이, 꼬꼬마의 단계를 벗어나 애늙은이로 진입해간다는 증거는 아닌지. 나가 있는 동안에는 영영 안녕인줄 알았더니 숙소에서 인터넷이 되길래 간단히 몇자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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